발달장애인 당사자가 직접 만드는 축제, 한국피플퍼스트대회
올해는 충북서 열려… 청주시장,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선언
노동권 주제로 자유 발표 “최저임금법 7조 폐지하라”

하나, 발달장애인도 안정적인 직장에 취업하게 해 달라!

하나, 발달장애인도 평등하고 소중하게 존중해 달라!

하나, 발달장애인도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하라!

하나, 발달장애인을 시설에 가두지 말아라!

하나, 발달장애인이 이해하기 쉬운 정보를 제공해 달라!

제8회 한국피플퍼스트대회 현장. 사진 충북피플퍼스트 유튜브 
제8회 한국피플퍼스트대회 현장. 사진 충북피플퍼스트 유튜브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이 준비한 제8회 한국피플퍼스트대회가 30일 오후 2시, 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S컨벤션에서 열렸다. 2년 만에 열린 올해 대회의 5가지 슬로건은 대회를 준비한 발달장애인들이 직접 정한 것이다. 이들은 온·오프라인으로 워크숍을 진행하며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이전 대회에는 1박 2일간 적게는 수백 명에서 많게는 천여 명까지 참가했으나,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3박 4일간 각 지역의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조력자 1,000여 명이 나눠 참석하기로 했다. 대회 첫날인 30일에는 충북, 충남, 세종, 대전, 제주 지역 참가자 60여 명이 오프라인으로 참석하고 약 240명이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첫 날은 장애인 노동권을 주제로 발표가 이어졌다. 전성국 한국피플퍼스트대회 충북위원장은 “충청북도는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직업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함에도 이시종 도지사는 장애인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돈이 없다는 얘기만 한다. 돈이 먼저인가, 사람이 먼저인가? 이시종 도지사는 대답하라”라며 이 도지사를 규탄했다.

또한 장애인이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을 비판했다. 전 위원장은 “장애인은 생산성이 낮다는 이유로 최저임금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 자료에 따르면 장애인 노동자 월급은 올해 8월 기준 평균 36만 3441원이다. 최저생계를 보장하는 수급비 52만 원(1인 가구 기준)보다 적다. 장애인은 어떻게 삶을 꾸려나가라는 것인가?”라며 “장애인 노동자에게 최저임금 적용을 제외하는 최저임금법 7조가 없어져야 한다. 장애인을 차별하는 법이 있다는 건 장애인을 국민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롭게 손을 들고 대회에 참여하는 발달장애인 당사자들. 사진 충북피플퍼스트 유튜브 
자유롭게 손을 들고 대회에 참여하는 발달장애인 당사자들. 사진 충북피플퍼스트 유튜브 

노세종 한국피플퍼스트대회 제주위원장은 장애인이 단기 일자리와 비정규직에 머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당사자의 자립생활을 지원하는 동료상담가인 노 위원장은 “상담을 하다보면 자립생활을 시작할 때 정보를 얻는 게 어렵다고 한다. 특히 일자리 잡는 걸 많이 어려워한다. 제주도에서 발달장애인 노동자는 1년 단위의 계약직으로 많이 채용된다. 재계약이 안 되면, 이미 적응했고 익숙해진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구해야 한다”며 “정규직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서 우리가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할 수 있게 해 달라. 일을 그만두지 않아도 되도록 제도를 바꿔 달라”고 요구했다.

옥천군장애인가족지원센터에서 장애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하는 노동자 유희현 씨는 일하는 기쁨과 어려움을 들려주기도 했다. 유 씨는 “내가 실수를 많이 해서 센터장님과 담당 선생님들이 힘들어 했다. 노력해도 실수가 반복되니 나 자신이 답답하고 스트레스 받았다. 그래도 돈도 벌고 취업 자조모임에서 활동도 해서 기분이 좋다”며 “앞으로도 행복한 직장 생활과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제8회 한국피플퍼스트대회는 이튿날인 12월 1일부터 차별과 학대, 2일에는 쉬운 정보, 마지막 날인 3일에는 탈시설·자립생활을 주제로 주제발표 및 자유발언이 이어질 예정이다.

청주시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선언문을 들고 있는 한범덕 청주시장(왼쪽), 전성국 한국피플퍼스트대회 충북위원장(오른쪽). 사진 충북피플퍼스트 유튜브

한편, 이번 대회는 충북피플퍼스트, 충북장애인부모연대가 주관하고 한국피플퍼스트가 주최했다. 이날 한범덕 시장은 ‘청주시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선언’을 발표했다. 한 시장은 권리보장 선언을 통해 △발달장애인이 차별을 당했을 때 권리를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 △발달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다양한 일자리를 만들 것 △가족과 함께 먹고사는 걱정 없이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도록 필요한 것을 지원할 것 △활동지원서비스, 주간활동서비스 등을 더 많이 지원할 것 △시민이 발달장애인을 같은 이웃으로 대할 수 있도록 시민의 생각을 바꿔나갈 것 등 12가지를 약속했다.